Q |
동다송(東茶頌) |
동다송은 해거도인(海居道人)의 부탁으로 초의(艸衣) 사문(沙門) 의순(意恂)이 지었음.
동다송은 시의 문체이다. 茶의 덕을 칭송하여 이를 널리 찬미함이니 곧 동국(東國)에서 생산되는 茶의 미덕을 찬양한 노래이다.
해거도인은 홍현주(洪顯周). 풍산인(豊山人). 호는 해거도인. 영명위(永明尉) 영의정 낙성(樂性)의 손자. 우부승지(右副承旨) 인모(仁模)의 아들. 어머니는 서(徐)씨. 좌의정(左議政) 奭周)의 아우.
불가에서 쓰이는 범어로 출가한 수도자를 일컫는 말이다. 아함경에는 은애를 버리고 떠나 출가 수도함에 모든 것을 억제하여 외욕에 물들지 않고 일체의 자심이 상해받지 아니한다 하였다. 안락함에도 기쁨을 나타내지 않고 고액에도 슬픔을 보이지 않음은 능히 견뎌냄이 마치 늠름한 대지(大地)와도 같다. 그러므로 이름하여 사문이라 한다 하였다. 또 사문은 부지런히 움직임을 뜻한다. 즉 모든 착함을 부지런히 행하여 온갖 악을 근절시킴을 말함이다.
거룩하신 하느님(后皇) 의 힘을 입어 자란 아름다운 이 나무(嘉樹)는 지고향덕(至高香德) 한 귤(橘)과 같은 천품(天稟)을 이어받아 따뜻한 남국(南國)에서만 자라는구나.
후황은 황천후토(皇天后土)의 줄인 말이다. 천지의 신이니 바로 만물을 창조하신 조물주이시다.
가수는 천성이 지극히 깨끗하여 티끌만큼도 때묻지 않은 나무. 즉 다수(茶樹)를 뜻한다.
귤은 지극히 깨끗한 향덕을 지니고 있다.
천품은 품성이다. 차의 품성은 천지의 지극히 깨끗한 기운을 타고나 더러는 기름기가 없는 자갈자갈한 곳에서 자라며 높은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의 자배(滋培)를 받아 한 점의 때가 없으니 곧 물의 정액이다. 차는 돌의 빼어난 기운과 항해의 미세한 물방울, 서리와 눈의 정기를 흡수하여 뿌리, 줄기, 가지, 잎에 모은다. 뿌리는 돌과 흙 속의 빼어난 기운을 흡수하고 잎은 밤중에 높은 하늘에서 내리는 지극히 깨끗한 기운인 감로 항해를 받아들인다.
차나무가 자연히 잘 자라는 기후에 알맞은 곳이다. 본래는 중국의 양자강 하서(河西) 이남, 한국의 전남, 전북, 경남, 제주, 그리고 북위 35o7, 남위 약 35o7 으로 남.북위가 같으며 난조류 관계로 적합지가 있으니 한국의 울릉도, 백령도등과 영국, 독일, 화란등지이다.
차나무는 교류목(喬木類) 인데 관목(灌木)도 있다. 형태는 사철나무로서 높이는 2~3자에서 20~30자에 달한다. 씨앗의 발아율은 극히 낮아 100에서 한 알 정도라고 한다. 그 원인은 쭉정이가 많기 때문이다. 나무를 옮겨 심으면 잘 살지 않는다 하였다.(그러나 지금은 주 가지가 아 그렇지 않다) 차나무는 농후한 수분과 강한 햇빛을 싫어하며 음양이 조화된 곳에서 잘 자란다. 잎의 모양은 긴 타원 모양에 톱니가 있다. 늦가을이면 잎 사이에 찔레꽃 같은 하얀 꽃을 피우고 열매는 편평한 삼각형이다.(동백열매와 비슷함) 다음해 가을에 겉 껍질이 터지면서 알맹이 세 알이 튀어 나온다. 늦봄 곡우(穀雨) 전후에 부드러운 잎을 따서 차를 만들어 음료로 쓴다. 차는 늦봄에 부드러운 잎으로 만든다.
신비성이 있는 지극히 깨끗한 음료로서 원시의 맛이 있고 지선(至善)한 맛이 있어 혈액과 장의 나쁜 독소를 말끔히 씻어낸다. 또 오래도록 계속 마시면 만병을 막아주는 선약(仙藥)으로서 치료도 가능하다.
빽빽히 우거진 푸르른 밀엽(密葉)은 모진 풍설에도 겨우내 쪽빛이 감돌아 추상(秋霜)에 씻기인 청초한 소화(素花)는 맑은 가을빛을 한 몸에 담았네.
밀엽은 우거진 차나무이다. 차나무가 지극히 깨끗한 기운을 호홉하는 시기는 눈보라치는 추운 겨울이다. 소화는 차의 꽃이다. 그 꽃은 맑고 맑은 서리를 받아 드높은 가을 하늘의 영화로운 기운을 찬란히 빛낸다.
고사(故射) 선인(仙人)인 양 단정 정결한 빼어남이여, 염부(閻浮) 단금(檀金)의 아려하고 꽃다운 마음을 맺혔네.
고사는 산이름이다. 염부는 염부제(閻浮提) 남염부제(南閻浮提) 사대부주(四大部州). 염부단금은 사익경(思益經)에 염부금으로 유리같은 땅을 만든다 하였다.
[原註] 다수(茶樹)는 과로(瓜蘆)와 같고 잎은 치자(梔子)와 같으며 꽃은 흡사 백장미와 같다. 꽃술은 황금 빛을 낸다. 가을에 피어 그윽한 청향(淸香)은 가을 하늘에 은연하다.
벽옥조(碧玉條)는 가지마다 한밤의 지극히 깨끗한 이슬에 말끔히 몸을 씻었고 취금설(翠禽舌)의 연한 움은 자욱한 아침 안개에 몽울몽울 가느다란 물방울을 머금었네.
[原註] 이태백(李太白)이 형주(刑州) 옥천사(玉泉寺)의 청계제산에 차나무가 온통 산을 뒤덮어 자라고 있는데 그 가지와 잎이 벽옥조(碧玉條)를 이루었다고 했다. 옥천사 진공(眞空)은 이것으로 차를 만들어 매일 마시었다고 한다.
하늘이나 신선이나 사람, 귀신, 모두가 아끼고 사랑하니, 너의 타고난 성품은 참으로 기절(奇絶)하구나.
[풀이] 이 귀절은 차의 지청(至淸)한 기운에 정교함이 있어 천선인귀(天仙人鬼)를 감동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곧 섬현(剡縣) 진무(陳務)의 아내가 정원의 묵은 묘에 차를 마실 적마다 맨 먼저 차를 드리고 그 무덤을 보호했더니 어느 날 밤 한 사람이 나타나 은혜를 갚은 사실이 있었음과 같다.
염제(炎帝) 신농(神農)님은 옛날에 차를 맛보시고 식경(食經)이란 경서에 기록해 두셨고, 제호(醍 ), 감로(甘露)와 함께 태고로부터 그 이름이 전해져 왔네
염제는 상고(上古)의 신농씨(神農氏)이며 화덕(火德)으로 제위에 오름. 제호(醍 )는 낙소(酪素)(酪소)의 정수(精髓)를 말한다. 열반경에는 소에서 우유가 나오고 우유에서 낙(酪)이 나오고, 낙(酪)에서 생소(生素)가 나오고 생소에서 숙소(熟素)가 나오고, 숙소에서 제호가 나온다 하였다. 천주(天酒), 미로(美露), 고로(膏露), 서로(瑞露), 신장(神裝), 달즉고빈(達卽古賓)이라 한다.
[原註] 왕자상(王子尙)이 운재도인(雲齊道人)을 팔공산도인의 거처로 예방했을 때, 차를 접대 받았다. 그때 자상은 차를 마시고 나서 이것이 바로 감로의 맛이로구나 하였다. 나대경(羅大經)의 약탕시에 솔솔 소나무에 스치던 바람 쏵쏵 전나무 줄기에 비바람 부딪혀 죽로위의 동병(銅甁) 끌어내려 요란했던 소리가 잦아들기를 기다려 달여 마신 한 잔의 춘설(春雪; 春雪茶)이야 어찌 제호에 비길손가 하였다.
취한 술 깨워주고 잠마저도 적게 한다고 주성(周聖)은 증언했으며, 제(齊)의 안영(晏瓔)은 탈속반(脫粟飯)에 다채(茶菜)를 즐기었다 들었네.
주공(周公) 무왕(武王)의 아우. 춘추전국시대 제(齊)의 대부 약(弱)의 아들, 자(字)는 평중(平仲). 그는 항상 절약하는 생활을 했는데 육류는 두 번 거듭 먹자 않았고 애첩에게도 비단옷을 입히지 않았으며 호구 한 벌을 30년이나 입었다. 명성이 제후에 떨쳤으며, 그가 죽은 후 후배들이 그의 서생과 임금에게 간쟁한 좋은 말들을 모아 안자춘추(晏子春秋)를 편저하였다. 탈속은 조미(組米)이다. 즉 왕겨만 벗긴 조를 말한다.
[原註] 이아(爾雅)에 가는 고다(苦茶)라 하였고, 광아(廣雅)에 이르기를 형주 파주에서 그 잎을 채취하여 차로 마시면 술이 깨고 잠을 적게 잔다 하였다.
안자춘추에, 안영이 제의 경공(景公)때 재상을 지내는 동안, 탈속반에 구운 고기 세 꽂이와 계란 다섯 알과 다채(茶菜)만 먹었다고 하였다.
우홍(虞洪)은 간소한 제물을 바쳐 단구(丹邱)에게 차를 빌었고 모선(毛仙)은 떨기져 우거진 다명(茶茗) 숲을 가리키며 진정(秦精)을 이끌었네.
[原註] 신이기(神異記)에 여요(餘姚) 땅의 우홍(虞洪)이란 사람이 산에서 차를 따다가 우연히 도사를 만났다. 그 도사는 세 마리의 청우(靑牛)를 끌고, 또 우홍을 데리고 폭포산에 다달아 말하기를, 나는 단구자(丹丘子)라고 하네. 듣자 하니 자네는 퍽 차를 애음한다 하여 한번 만나보고 싶었네. 저 혜산(惠山)에는 굵다란 차나무가 많이 있어 꼭 자네가 찾아내도록 할 수 있네. 먼저 산신에게 기도를 드리게. 나중에라도 간소한 제물을 장만하여 산제(山祭)를 모시도록 하게. 그러면 반드시 알려 주실 것이네 하였다. 곧 이어 산제를 올렸으므로 우홍은 머지 않아 큰 차나무를 찾아낼 수 있었다.
[原註] 선성(宣城)사람 진정(秦精)이 무창(武昌) 산속에서 차를 따다가 머리칼이 긴 한 신선을 만났다. 머리칼의 길이는 5~6척이나 되어 보였다. 신선은 정(精)과 산 아래로 내려와 떨기진 다수(茶樹)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리고 나서 신선은 말없이 사라졌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신선은 다시 돌아와 주머니 속에서 귤을 꺼내 정(精)에게 전해 주었다. 정은 놀라서 차 바구니를 등에 지고 홀홀히 돌아왔다.
흙 속에 썩은 뼈마저 천만금의 사례를 아끼지 않았고, 진수성찬의 오정식가(五鼎食家)도 육정(六精)의 으뜸이라 하였네.
정식은 귀인의 음식이며 오정식이다. 솥을 늘어놓고 음식을 지어 먹는다. 한서(漢書) 주부언전(主父偃傳)에, 비록 사내로 태어나 살아서 귀인의 음식인 오정식을 못 받을 지라도 죽은 뒤에 오정식을 받을 수 있는 공로를 세워야 한다 하였다. 장안(張晏)의 주(註)에 의하면, 오정식은 쇠고기(牛), 양고기(羊), 돼지고기, 생선(漁), 사슴고기(鹿)이다. 육정이란 희(喜), 노(怒), 애(愛), 낙(樂), 우(憂), 오(惡)이다.
[原註] 이원(異苑)에, 섬현(剡縣) 진무(陳務)의 아내가 두 아들을 거느린 채 일찍 과부가 되었다고 한다. 이 부인은 즐겨 차를 달여 마셨는데 마침 이 집 정원엔 오래된 무덤이 하나 있었다. 부인은 차를 마실 적 마다 먼저 이 무덤에 차를 올리곤 했다. 부인의 두 아들은 이것을 마땅찮게 여겼다. 그래서 퉁명스럽게도 그까짓 다 허물어진 고총(古塚) 따위가 무엇을 알까봐 헛수 고를 하시는지 모르겠네. 요놈의 묘를 파헤쳐 버릴까 하고 덤벼들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한사코 이를 만류하였다. 그날 밤, 한 사람이 꿈에 나타나 부인에게 이르기를, 내가 이 고총에 누운 지가 3백년이 넘습니다. 얼마 전에 두 아드님께서는 내 무덤을 파버리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부인께서 보호해주신 은덕으로 무사하였을 뿐 아니라 향다(香茶)까지 차려주셔서 땅속에 묻혀 있는 썩은 뼈일망정 어찌 예상의 보은을 잊겠습니까 하였다. 그런데 다음 날 새벽 부인이 일어나 보니 정원에 엽전 십만량이 쌓여 있었다. 엽전은 오랫동안 땅속에 매장되었던 형태였으나 꿰미는 갓 새로 만든 것이었다. 어머니가 이 사실을 두 아들에게 알리자 그들은 매우 부끄러워하였고, 그 뒤로는 고총을 정성들여 살피게 되었다 한다.
[原註] 장맹양(張孟陽)의 등루시(登樓詩)에, 진수성찬이여 백화의 절미는 묘(妙)와 수(殊)를 다하였네 하였다. 아름다운 차의 향기는 육정에 으뜸이요 넘쳐 흐르는 그 맛은 구구(九區)인 온 천하에 퍼졌다.
개황(開皇)의 뇌골마저 낫게 했다는 이사(異事)를 전해온 茶여, 뇌소(雷笑) 용향(茸香)은 점점 돋보여 오르네.
개황은 수나라 문제(文帝) 뇌소는 茶 이름 용향은 茶 이름
[原註] 수나라 문제가 아직 임금이 되기 전에 어느날 밤 꿈을 꾸었는데 신이 나타나 그의 뇌골을 바꾸어 쳤다. 그 후 문제는 줄곧 두통을 앓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뜻밖에도 한 스님을 만났는데, 스님이 이르기를 산중의 명초(茗草)를 달여 마시면 두통이 낫는다 하였다. 문제는 그가 일러준 명초를 달여 마시면서부터 두통이 가라앉기 시작하였는데, 이를 계기로 천하의 모든 사람들이 차를 달여 마시는 것을 세상에 전파하였다.
당나라 각림사(覺林寺)의 지숭(志崇) 스님이 삼품(三品)의 차를 만들었다. 하나는 뇌소자봉(雷笑自奉)이고, 두번째는 훤초대공(萱草帶供)이며, 세번째는 불시용향(佛柴茸香)인데 이들 차로 손님을 접대했다고 한다.
성화(盛華)로운 대당(大唐)의 차여, 짓눌린 진수성찬의 묘수(妙殊)한 맛은 몸둘 곳 조차도 없어라. 심원(沁園)의 원림(園林)에서는 홀로 자영(紫英)의 향기만 자욱히 흐르네.
[原註] 당나라의 덕종(德宗)이 동창공주(同昌公主)에게 찬과 차를 내릴 때는 녹화(綠花)나 자영(紫英)의 두 차가 반드시 끼어 있었다.
법도에 맞는 제다(製茶)는 이 시대부터 왕성했고 청현 명사들은 그 맛을 준영(雋永)이라 과시했다.
준영은 책이름이다. 한서(漢書) 괴통전에 전국시대 시사(說士) 권변(權變)을 통론하고 그 설을 자서(自序)했는데 81수(首)에 달한다. 이것을 일컬어 준영이라 하였다. 준(雋)은 살찐 고기이고 영(永)은 무한장구의 뜻이다.
그 소론(所論)함이 감미롭고 의미가 심장함을 말한다. 음미한 바에 의하면 무릇 말이 감미롭고, 그 감미로움의 지구성(持久性)을 재음미하고, 다시 재음미하고자 하는 그 무엇에 비할 수 없는 말을 준영이라 한다. 준영은 다미(茶味)의 극치이다.
[原註] 다경에 다미(茶味)를 준영(雋永)이라 했다.
단다(團茶) 위에 판 박힌 용단(龍團) 봉단(鳳團) 채장(綵莊)은 넘나 아름다워라. 천만금의 비용을 들여 백병(百甁)의 단다(團茶)를 이루었네.
[原註] 대소(大小) 용단(龍團) 봉단(鳳團)은 정위(丁謂)라는 사람이 만들기 시작했으나 채군모(蔡君謨)에 이르러 완성되었다. 향약(香藥)을 넣어 병다(甁茶)를 만들고 병다위에는 용봉문(龍鳳紋)을 장식한다. 궁중에 바치는 단다에는 금색으로 용문을 넣는다. 소동파의 시에는, 수많은 자금색(紫金色) 병다(甁茶)는 수만금의 값을 치른다 하였다.
뉘라서 알아보리오. 나 홀로 즐기는 진(眞), 색(色), 향(香)의 육감(六感)을. 한 티의 때는 곧 그 진성(眞性)을 잃게 하나니.
[原註] 만보전서(萬寶全書)에 차는 그 스스로가 참된 향과 맛과 색을 지니고 있다고 쓰였다. 한번 다른 물질에 오염되면 그 더러움이 참됨을 잃게 한다고 하였다.
진다(眞茶)를 찾는 도인은 차의 높고 아름다운 성품을 절대 완성하고자 일찍 몽산정(蒙山頂)에 입산하여 손수 가꾸어 만들었다. 손수 길러 얻은 다섯 근의 길상예(吉祥예)와 성양화(聖楊花)를 군왕에게 헌상하였네.
[原註] 전대사(傳大士)는 몽산정에 암자를 짓고 살면서 손수 차를 가꾸어 3년이나 걸려 가장 좋은 차를 만들어 성양화 길상예라 이름지어 모두 다섯근을 가지고 돌아와 군왕께 바치었다.
설화(雪花)와 운유(雲臾)는 아름다움을 서로 다투고 쌍정(雙井) 일주(日注)는 강절(江浙) 일대에서 명성이 높더라.
차 이름 중국의 동남부 연해(沿海) 일대를 말한다.
[原註] 소동파의 시에는 설화(雪花) 양각(兩脚) 운운 하였고, 황산곡(黃山谷)의 시에서도 강남 우리 집에서 운유의 잎을 딴다 하였다. 소동파가 승원(僧院)에 도착하니 범영(梵英) 스님은 당우(堂宇)를 말끔히 치장한 채 차를 마시고 있었다. 이때 방열(芳烈)이 이것은 신다(神茶)입니까? 하고 묻자 범영은 차의 성품은 신다(神茶) 구다(舊茶)를 서로 썩으면 묵은 차도 새 차와 같은 향기로운 맛을 회복하게 됩니다. 하였다. 그는 또 초다(草茶)는 양절(兩浙)에서 제다하는데, 양절의 다품(茶品)은 일주다(日注茶)가 제일품입니다. 경우(景祐:1304년) 이래 홍주산(洪州山) 쌍정(雙井) 백아(白芽) 양다(兩茶)가 점차 왕성해졌고 근세에는 더욱 정화되어 일주다(日注茶)를 윗돌았습니다. 결국은 초다(草茶) 중 제일 상품(上品)이 되었습니다. 하였다.
건양(建陽) 단산(丹山) 벽수(碧水)에서 나오는 월간(月澗) 운감(雲龕두 차는 모두 천하 일품이지요.
지명(地名) 차 이름
[原註] 돈재한람(豚齋閑覽)에 건안다(建安茶)는 천하 제일이라 하였다. 손초(孫樵)가 다초(茶焦)를 보냈더니 단부(丹部)는 만감후(晩甘候)로구나 하였다. 15인을 시재각(侍齋閣)으로 보내 이들을 번개같이 배수(拜水)를 길어와 끓여 차를 달였다. 건양, 단산,벽수의 월간(月澗), 운감(雲龕) 두 차의 품질은 천하에 쓰여서는 안된다. 만감후 이것은 차의 이름이다. 다산(茶山) 걸명소(乞茗疎)에도 아침에 일어났을 때, 맑은 하늘에 구름이 둥실 떴을 때, 낮잠에서 깨어났을 때, 밝은 달이 시냇가에 떠 있을 때 한 잔의 차 맛이 가장 좋다 하였다.
다산은 정약용의 호 걸명소는 차를 청하는 편지. 을축년(겨울:1805년) 다산이 예암선사에게 보낸 편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나는 요즘 차벌레가 되어 차를 약으로 마십니다. 글은 육우의 다경 세편을 전통하는 아취를 더 할 수 없고 병든 몸은 노동의 칠완(七椀)이 한밥 잡힌 누애인 양 한창이오. 갱년기 노화 방지에는 다인(茶人) 기모경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다인 이찬황의 차 마시는 버릇이 생겼소. 아침 놀 일고 뜬 구름 희고도 희게 날으는 맑은 날에 낮잠에서 깨어나니 명원은 벽간에 아름답게 걸려 있어 이즈음의 한 잔 차는 곧 준영(寯永)이오. 산 등잔 밑에서의 따끈한 차 한잔은 자(紫) 순의 향이요, 물로 끓인 차 그것은 곧 백토(白兎)의 맛이지요. 화자(花瓷) 홍옥(紅玉) 다완(茶碗)의 번화(繁華)는 부호 노공에 미칠 수 없고, 돌솥에 푸른 연기 지피는 검소는 한비자를 따를 수 없소. 옛 사람들의 게눈이니 고기 눈이니 하는 말은 지나친 완호(玩好)였고 궁내에서 치장한 용봉단은 너무 심한 사치중의 사치였다오. 나에게 남의 힘을 입지 아니하면 해낼 수 없는 어려운 일이 있어 굳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평시 애호하는 차를 빌어 마지 않소. 나는 남을 돕는 다리로는 희사하는 일이 제일 크고 고액은 초서의 괘인 명차를 가져 온다고 들었소. 목마르게 바라는 이 마음에 무상 선물을 아끼지 마옵소서.
우리나라 차인들 원질(元質)이야 다를손가. 색(色), 향(香), 기(氣), 미(味) 모두 효능은 한가지인데.
[풀이] 이 귀절은 우리나라 차가 중국 차에 비하여 차이가 조금도 없으며 도리어 모든 것이 더 좋다는 뜻이다.
중국 육안(陸安)의 차는 맛으로, 그리고 몽정산(蒙頂山)에서 나는 차는 약효가 높다. 우리나라 차는 그 두 가지를 겸비하였다.
[原註] 동다기(東茶記)에 어떤 이는 의심하여 우리나라 차의 효능이 중국 월산다(越産茶)에 미치지 못하리라 하였는데, 나 초의가 보기에는 색,향,기,미에서 모두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다서에 육안다는 맛으로 뛰어나고 몽산다는 약효가 높다고 하였으나 우리나라 차는 이 두 가지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만약 이 자리에 이찬황이나 육우와 같이 뛰어난 다인이 함께 있다면 그들은 반드시 나의 졸열한 다설(茶說)을 시인할 줄 믿는다.
늙은이가 젊어지고 말은 나무가 되살아나듯 재빠른 신험이 일고, 여든살 노인의 양뺨이 홍도(紅桃)처럼 붉어진다.
[原註] 이백(李白)이 말하기를, 옥천(玉泉) 진공(眞工)은 나이 여든에도 얼굴빛이 복숭아꽃이나 이화(李花)같이 불그스레했다고 하였다. 이곳 옥천의 차 향기는 다른 곳보다 맑고 신이(神異)한 점이 있어 늙은이가 다시 젊어지고 시들어든 나뭇잎이 되살아나듯 사람들을 모두 오래 살도록 한다고 하였다.
나 사는 곳(一枝庵)에는 맑은 유천(乳泉)이 있어 수벽(秀碧) 백수탕(百壽湯)이 이루어져도 목멱산(木冪山)아래 해옹(海翁)에게 어이 보내 드릴까.
유천은 석간수이며 석지수기(石之秀氣)가 풍부한 물이다. 땅속의 석맥으로 복류(伏流)하는 수원(水源)이며, 아주 깨끗한 물인데 여름에는 얼음같이 차갑고 겨울에는 따뜻하여 가히 차가움을 견딜 수 있다. 유천(乳泉)이나 석지(石池)에서 흘러내리는 하류의 민물과 짠물이 섞여 흐르는 곳에는 반드시 은어(銀魚)라는 고상한 물고기가 산다. 수벽탕은 16탕품 가운데 제8. 백수탕은 16탕품 가운데 제3. 목멱산은 서울의 남산 해옹은 해거 홍현주
[原註] 당(唐)의 소이(蘇이) 저서 16탕품 가운데 제 3에 백수탕을 오래 마시면 백세를 넘게 살 수 있고 충분히 끓여서 마시면 말더듬이나 반신불수된 사람까지도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였다. 그래서 흰머리가 성성하고 얼굴빛이 창백한 노인이 도로 젊어지고 살을 잡아 활을 쏘면 척척 적중하고, 젊은이처럼 활활 뛰어다니며 먼 길도 서슴없이 나들이 할 수 있게 된다 하였다. 제 8 수벽탕은 천지의 수기가 엉겨 모여 이루어진 것이 돌이라 했다. 그것을 쪼아서 돌그릇을 만들면 그 돌그릇에도 돌의 수기가 담긴다. 탕은 충분히 끓이지 않으면 돌의 수기를 가질 수 없다. 돌의 수기를 충분히 가진 탕이 수벽탕이다. 얼마 전에 유당대야(酉堂大爺)께서 해남 두륜산 대흥사에 오셨을 때 자우산방(紫芋山房; 일지암)에서 하루밤을 묵고 일지암 유천 물을 마시고 나서 소락보다 훨씬 맛이 좋구나 하였다.
또 구난(九難)과 사향(四香)을 현묘하게 다루어야 함이 있으니 어찌하여 너희들 옥부대상(玉浮臺上)에서 좌선(坐禪)하는 무리가 차를 깨달을소냐.
[原註] 다경에 이르기를, 차에는 아홉 가지 어려움이 있다 하였다. 구난(九難)은 조다(造茶: 團茶를 지어 만들 때 법도에 맞는 제조를 강요한 것), 식별(識別: 차의 품질을 알아내는 방법), 용기(用器: 차를 만들 적에 쓰이는 기구나 차를 마실 때 쓰이는 그릇), 조열(調熱: 차를 만들 때 쓰이는 화력, 가열 그리고 물 끓일 때의 열도나 연료를 취급하는 데 필요한 조심성), 용수(用水: 차를 달여 마시는 물인데 위에서 말한 乳泉 이나 石池의 물로 차를 달여 마시라는 것), 건조(乾燥: 火氣를 이용하여 차의 잎이나 團茶를 말리는 일인데 造茶에는 이 건조의 작업이 가장 이상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거기에는 정성과 기술이 함께 필요하다.), 연말(연末: 團茶를 가루지어 물에 달여 마실 수 있게 하는 일인데 지금은 하지 않는다.) 비탕(沸湯: 차를 달여 마실 물을 끓이는 일인데 일정한 시간과 끓는 형태를 잘 살펴야 한다.), 끽음(喫飮: 좋은 물을 잘 끓인 탕에 달여낸 茶水를 이상적인 용기에 딸아 마시는 일로 여기에서 또 절묘함과 시적인 정서를 느낌)등이다.
하늘에 구름 끼고 비 뿌리는 날 차의 잎을 따서 밤에 덖어 말리는 것은 조다(造茶)에 옳지 않고, 차 부스러기를 이로 깨물어 혀끝으로 맛을 보거나 코에다 대고 식식 냄새를 맡거나 하는 것은 식별하는 요령이 아니요, 때 뭍은 더러운 솥이나 비린내 나는 그릇은 용기 취택에 맞지 않으며, 풋가루나 덜 탄 숯은 연료로 쓰여서는 아니되고, 더러운 물은 차 마시는 물로 쓰일 수 없다.
건조법(乾燥法)의 적온(適溫) 절차를 잘 따라야 하고 잘못 만들어진 것은 아예 가루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또 물 끓이는 시간이 지나쳐 탕이 늙었거나 짠 맛이 있는 물로는 차를 달일 수 없으니 그런 것은 모두 물 끓이는 방법을 무시한 행위이다. 또 마시고 싶으면 마시고, 마시기 싫으면 마시지 않는 것은 차를 마시는 법도에 어긋난 것이다.
만보전서(萬寶全書) 에는 차에 진향(眞香), 난향(蘭香), 청향(淸香), 순향(純香)이 있다 했는데 이것을 4향이라 한다. 안팎이 똑같은 것은 순향, 설지도 않고 너무 데쳐지지도 않은 것이 청향, 불 김이 고루 든 것이 난향, 곡우(穀雨) 전 충분히 다신(茶神)이 갖추어진 것을 진향이라 하였다.
지리산 화개동에 차나무가 40~50리에 뻗쳐 자라고 있는데 우리나라 차의 자생지로 이보다 더 넓은 곳은 없다. 화개동에는 옥부대(玉浮臺)가 있어 그 밑에는 칠불선원에서 좌선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항상 차나무의 늙은 잎을 때 늦게 따서 땔감 말리듯 말려 솥에다 시래기국 끓이듯 삶아 붉은 빛깔에 심히 씁떨떨한 차를 만들어 마시고 있다. 정소(政所: 사람이름) 는 천하에 좋은 차를, 문외한들이 그만 차의 진리를 파괴한다고 개탄하였다.
차의 아홉 가지 어려움을 어기지 않고 오직 네 가지의 향기를 갖춘 지극히 좋은 맛은 서슴없이 구중(九重) 궁궐 높은 곳에 바쳐 올리리.
구중은 궁궐인데 천자(天者)의 처소.
취도(翠濤) 나 녹향(綠香) 은 겨우 입조(入朝)하나니, 총명사달(聰明四達) 하여 막힘이 없도다.
[原註] 입조우심군(入朝于心君) 다서(茶序)에, 잔 위에는 푸른 무노리가 떠오르고 맷돌에서는 푸른 차가루가 날린다 하였다. 차는 청취한 빛깔이 무노리져 우아해 보이고 하얀 쪽빛이 아름답게 보인다. 누런 빛, 검은 빛, 붉은 빛, 흐린 빛은 좋지 못하여 품격(品格)이 상위에 들 수 없다. 구름이 뜨는 듯한 무노리(雲濤)는 상품, 푸른 무노리는 중품, 누런 무노리는 하품이다.
성스러운 영근(靈根)을 신산(神山)에 기탁하였나니 청수함이 옥골선풍(玉骨仙風)이로다.
영근은 다수(茶樹)를 의미한다. 신산은 지리산 옥골선풍은 다수(茶樹)의 신선다운 자태를 표현한 것.
[原註] 지리산을 세칭 십장산(十丈山) 이라 한다.
녹(綠), 아(芽), 자(紫), 순(筍)의 좋은 차는 돌을 뚫고 뿌리 뻗어 자라서 호인(胡人)의 신발같이, 들소의 앞가슴 떨 듯, 잔잔한 무노리 놀듯이, 주굴주굴한 모양을 이룬 용단(龍團) 봉단(鳳團)이 되었다오.
녹, 아, 자, 순은 모두 상품 차
[原註] 다경에 말하기를, 차는 난석중(爛石中)애서 자란 것이 으뜸이요 자갈 석인 흙에서 자란 것이 그 다음이라 하였다. 또 골짜기에서 자란 차가 상품이라 했는데 화개동의 차 밭은 모두 난석 골짜기 이다. 차는 자(紫) 가 으뜸이며, 추(皺)가 그 다음이요, 녹(綠)이 그 아래이며, 순(筍)은 상품이요 아(芽)가 그 밑이라 하였다. 그 모양은 마치 호인(胡人)의 신발 같고 들소의 가슴 같으며 옷깃 나부끼는 것과도 같은데 그것이 모두 정유(精유)라 하였다.
어젯밤의 맑고 깨끗한 이슬로 목욕하듯 흠뻑 젖었느냐. 여린 움 찝는 삼매(三昧)의 손에 기이한 향기만이 스며 오르네.
삼매는 불가어(佛家語). 몸소 적정(寂靜)하여 사란(邪亂)을 떠나는 것을 말한다. 세상 모든 일에 그 진수를 파고 드는 것을 삼매를 얻었다 한다.
[原註] 다서에, 차를 따는 시기가 중요하여 지나치게 일찍 잎을 따면 차의 품성이 완전하지 못하고 제때를 놓치면 다신(茶神)이 흩어진다 하였다. 곡우(穀雨) 전 5일간이 가장 좋은 때이고 곡우 후 5일간이 다음 좋은 때이다. 그리고 또 5일간이 다음의 다음이 된다. 경험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 차는 절기로 보아 곡우 전후는 너무 빠르고 입하(立夏) 전후가 제일 좋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에 밤 이슬을 흠뻑 머금은 잎을 딴 것이 상품이고 한 낮에 딴 것은 그 다음 상품이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내릴 때 딴 차는 매우 질이 좋지 못하다. 소동파는 겸사(謙師)를 송별하는 시에서 꼭두새벽 안개 속을 누비며 남병산(南屛山)에 헤쳐 오르던 도인 적정(寂靜)히 마주 앉아 딸아내는 그윽한 향은 바로 선인(仙人)의 삼매이어라 하였다.
차는 현미(玄微)함을 그 몸에 지니고 있다. 차의 묘(妙)를 나타내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차의 참된 정(精)은 수체(水體)와 다신(茶神)인데 이것은 나눌 수가 없으며 오직 한 몸이다.
[原註] 조다편(造茶篇)에 이르기를, 새로 따온 차 잎 가운데 늙은 잎을 가려내고 깨끗하게 고른 다음에 남비가 잘 타오르는 것을 지켜보다가 적당한 열이 오르면 잎을 덖는다 아였다. 남비가 호되게 달아 오르면 잎을 넣어 급히 덖는데 불기가 약해서는 안된다. 설지도 타지도 않게 정성을 다해 덖어, 잘 덖어지면 어레미에 털어 부어 작은 도리깨로 가볍게 두들긴 뒤에 다시 남비에 넣어 점점 불을 줄이면서 온도조절을 잘 해야 한다. 그러나 현미(玄微)한 점이 있어 그것을 말로 나타내기는 퍽 어렵다 하였다. 천품(泉品)에, 차는 물의 신(神)이요 물은 차의 몸(體)이라 하였다. 유천(乳泉) 석지(石池) 등의 진수(眞水)가 아니면 다신(茶神)을 나타낼 수 없고 진다(眞茶)가 아니면 수체(水體)를 나타낼 수 없다 하였다. 비록 수체와 다신이 모두 온전하여도 물 끓이는데 중정(中正)을 넘을까 염려된다. 물을 끓이는데 중정을 잃지 아니하면 신건(神健)과 체령(體靈)이 모두 갖추어 진다.
[原註] 포법(泡法)에, 탕(湯)이 완전히 끓은 것을 알아차리면 곧 화로에서 끌어내려 먼저 다관 안에 조금만 부어 가셔낸 뒤에 적절한 분량의 차를 넣어 중정(中定)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일렀다. 차의 분량이 지나치면 쓴맛이 나고 향기가 묻혀버린다. 물이 차의 양에 비하여 너무 많으면 차의 맛이 적어지고 빛깔이 흐려진다. 다관은 쓸 때마다 바로 그때 그때 물로 씻어 깨끗하게 해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향이 떨어진다. 탕이 지나치게 끓어 노수(老水)가 되면 다신이 온전하지 못하고 다관이 깨끗하면 수성(水性)이 영(靈)해진다. 차의 빛이 잘 우러나면 마포(麻布)같은 천에 걸러서 마신다. 너무 일찍 걸러 시간이 빠르면 다신이 우러나지 않고 지체했다가 마시면 향기가 사라진다. 다시 이야기하자면, 차를 딸 때에는 묘(妙)를 다해야 하고 차를 만들 때에는 정성을 다해야 한다. 물은 유천 석지 따위의 진수이어야 하고, 탕은 노수가 되지 않도록 중정을 얻어야 한다. 체와 신이 상화(相和)하고 건(健)과 靈)이 상병(相倂)해야 한다. 여기에 이르면 다도(茶道)는 완전히 이루어진 것이다.
옥화(玉花) 한 잔을 기울이니 겨드랑이에 솔솔 바람이 일어, 몸은 가벼이 하늘로 날아 오르네.
옥화는 차 이름
중천(中天)의 밝은 달은 촛불이며 나의 벗이 됐나니. 흰 구름으로 자리 펴고 산허리 휘둘러 병풍 두르리. 대나무 젓대소리에 솔바람소리 모두 소량(蕭凉)도 해라. 청한(淸寒)함은 뼈에 저리고 심간(心肝)을 깨워주네.
[풀이] 이 귀절은 차를 마신 뒤 기골(肌骨)이 맑아지며 신령에 통할 듯이 가벼운 땀이 일고 평생 마음에 먹었던 불평스러웠던 모든 일들이 땀구멍을 향해 다 흩어져 나가버리고 오직 두 겨드랑이에서 바람이 일어나는 느낌을 주는 경지를 말하였다.
흰 구름 밝은 달 두 손님 모시고 나 홀로 차 딸아 마시니 이것이 바로 승(勝)이로구나.
[原註] 음다법(飮茶法)에 의해, 한 자리에 차 마시는 손님이 너무 많으면 주위가 소란스럽고, 소란해지면 차 마시는 아취를 찾을 수 없다. 홀로 마시면 신기(神氣)가 나고 손님 두 분을 모시고 마시는 경우의 아취는 승(勝)이라 한다. 3~4인은 취미로 마시고 5~6 인은 차를 마셔도 아취가 그저 범범(泛泛)할 뿐이고, 7~8인이 마시면 그냥 순배로 마시는 것이다.
초의(艸衣) 녹향연(綠香煙)에 싸여 자욱한 향을 마시니 곡우(穀雨) 전 여린 움 금설(禽舌)인 양 미동(微動)하네.
단산(丹山)의 운간월(雲澗月)만 손꼽힐쏜가. 만배(滿盃)의 뇌소(雷笑)는 천수(天壽)를 가약(可約)하네.
|
|
^_^ 돌아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