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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신전

茶神典(다신전)

 

1.採茶

抄出,萬寶全書,採茶之候,貴及其時,太早則味不全,遲則神散.以穀雨前五日爲上,後五日次之,再五日又次之.茶芽紫者爲上,面皺者次之,團葉者次之,光面如 葉者最下.徹夜無雲, 露採者爲上,日中採者次之,陰雨下不宜採.産谷中者爲上,竹林下者次之,爛石中者又次之,黃砂中者又次之.

2.造茶

新採揀去老葉及枝梗碎屑,鍋廣二尺四寸,將茶一斤半焙之,候鍋極熱,始下茶急炒,火不可緩,待熟方退火,徹入 中,輕團 數遍,復下鍋中,漸漸減火,焙乾爲度,中有玄微,難以言顯,火候均停,色香全美,玄微未究,神味俱疲.

3.辨茶

茶之妙,在乎始造之精,藏之得法,泡之得宜,優劣定乎始鍋,淸濁係乎水火,火烈香淸,鍋寒神倦,火猛生焦,柴 失翠,久延則過熟,早起却還生,熟則犯黃,生則著黑,順那則甘,逆那則澁,帶白點者無妨,絶焦點者最勝.

4.藏茶

造茶始乾,先盛舊盒中,外以紙封口,過三日,俟其性復,復以微火焙極乾,待冷貯 中,輕輕築實,以  緊,將花  及紙數重封緊 口,上以火  冷定壓之,置茶育中,切勿臨風近火,臨風易冷,近火先黃.

5.火候

烹茶旨要,火候爲先,爐火通紅,茶瓢始上,扇起要輕疾,待有聲稍稍重疾,斯文武之候也,過於文則水性柔,柔則水爲茶降,過於武則火性烈,烈則茶爲水制,皆不足於中和,非茶家要旨也.

6.湯辨

湯有三大辨十五小辨,一曰形辨,二曰聲辨,三曰氣辨,形爲內辨,聲爲外辨,氣爲捷辨,如,眼,蝦眼,魚眼,連珠,皆爲萌湯,直至涌沸,如騰波鼓浪,水氣全消,方是純熟,如初聲,轉聲,振聲,驟聲,皆爲萌湯,直至無聲,方是純熟,如氣浮一縷,二縷,三四縷,及縷亂不分,  亂繞,皆爲萌湯,直至氣直 貫,方是純熟.

 

7.湯用老嫩

蔡君謨,湯用嫩而不用老,蓋因古人製茶.造則必 , 則必磨,磨則必羅,則茶爲瓢塵飛粉矣,於是和劑印作龍鳳團,則見湯而茶神便浮,此用嫩而不用老也.今時製茶,不假羅磨,全具元體,此湯須純熟,元神始發也,故曰湯須五沸,茶奏三奇.


8.泡法

探湯純熟,便取起,先注少許 中,祛 冷氣,傾出,然後投茶,茶多寡宜酌,不可過中失正,茶重則味苦香沈,水勝則色淸味寡,兩後,又用冷水蕩滌,使 凉潔,不則減茶香矣, 熱則茶神不健, 淸則水性常靈,稍俟茶水 和,然後分 布飮, 不宜早,飮不宜遲,早則茶神未發,遲則妙馥先消.


9.投茶

投茶有序,毋失其宜,先茶後湯,曰下投,湯半下茶,復以湯滿,曰中投,先湯後茶,曰上投,春秋中投,夏上投,冬下投.


10.飮茶

飮茶以客少爲貴,客衆則喧,喧則雅趣乏矣,獨 曰神,二客曰勝,三四曰趣,五六曰泛,七八曰施.


11.香

茶有眞香,有蘭香,有淸香,有純香,表裏如一曰純香,不生不熟曰淸香,火候均渟曰蘭香,雨前神具曰眞香,更有含香,漏香,浮香,間香,此皆不正之氣.


12.色

茶以淸翠爲勝,濤以藍白爲佳,黃黑紅昏,俱不入品,雪濤爲上,翠濤爲中,黃濤爲下,新泉活火,煮茗玄工,玉茗氷濤,當杯絶技.


13.味

味以甘潤爲上,苦澁爲下.


14.點染失眞

茶自有眞香,有眞色,有眞味,一經點染,便失其眞,如水中着 ,茶中着料,碗中着果,皆失眞也.


15.茶變不可用

茶始造則靑翠,收藏不得其法,一變至綠,再變至黃,三變至黑,四變至白,食之則寒胃,甚至瘠氣成積.


16.品泉

茶者水之神,水者茶之體,非眞水莫顯其神,非精茶曷窺其體,山頂,泉淸而輕,山下泉淸而重,石中泉淸而甘,砂中泉淸而洌,土中泉淡而白,流於黃石爲佳,瀉出靑石無用,流動者愈於安靜,負陰者勝於向陽,眞原無味,眞水無香. 


17.井水不宜茶

茶經云,山水上,江水中,井水最下矣.第一方不近江,山卒無泉水,惟當春積梅雨,其味甘和,乃長養萬物之水.雪水雖淸,性感重陰,寒入脾胃,不宜多積.


18.貯水

貯水甕,須置陰庭中,覆以紗帛,使承星露之氣,則英靈不散,神氣常存,假令壓之以木石,封以紙 ,曝于日下,則外耗其神,內閉其氣,水神 矣,飮茶惟貴乎茶鮮水靈,茶失其鮮,水失其靈,則與溝渠何異.


19.茶具

桑芋翁,煮茶用銀瓢,謂過於奢侈,後用磁器,又不能耐久,卒歸於銀,愚意

銀者宜貯朱樓華屋,若山齋茅舍,惟用錫瓢,亦無損於香色味也,銅鐵忌之.


20.茶盞

盞以雪白者爲上,藍白者不損茶色次之.


21.拭盞布

飮茶前後,俱用細麻布拭盞,其他易穢不宜用.


22.茶衛

造時精,藏時燥,泡時潔,精燥潔,茶道盡矣.



23.跋文

戊子雨際,隨師於方丈山七佛啞院,謄抄下來,更欲正書而因病未果,修洪沙彌,時在侍者房,欲知茶道正抄,亦病未終,故禪餘强命管城子成終,有始有終,何獨君子爲之,叢林或有趙州風,而盡不知茶道,故抄示,可畏.

庚寅中春,休菴病禪,雪窓擁爐,謹書.


24.分茶盒

以錫爲之,從大 中分用,用盡再取.

 


다신전


채다(採茶)의 시기는 매우 중요하다. 그 시기가 너무 빠르면 다미(茶味)가 불완전하고(及時太早味不全) 또 적기를 놓치면 다신(茶神)이 분산된다. 곡우(穀雨)를 기준 삼아 5일 전에 가장 다질이 좋고 곡우 5일 후나 다시 5일 후에 입을 딴 것은 약간 질이 낮다.

차의 움은 자색 나는 것이 가장 좋고 잎에 주름이 있는 것은 차품(次品)이며 잎끝이 말린 것도 차품이다. 잎에서 세죽(細竹) 빛이 나는 것은 질이 가장 낮다. 밤사이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한 날에 밤이슬 흠뻑 머금은 잎을 따서 만든 k가 상품이고 한 낮에 딴 차는 차품이며 비맞은 것은 따지 않는다. 산골짜기의 반음반양(半陰半陽)한 곳에서 나오는 차가 상품이고 대밭 밑이나 난석(爛石) 가운데서나 황사(黃沙) 속에서 자란 차는 다음 가는 상품이다.


대관다론(大觀茶論) 채택(採擇)에 차의 움은 참새 혀나 곡식 낟알 모양인 것이 투품(鬪品) 즉 상품이고 끝이 뾰족하니 창(槍) 모양을 이루고, 잎 하나가 기(旗) 처럼 퍼져 있을 때 일창일기(一槍一旗)라 하여 이것을 간아(揀芽)라 하는데 즉 상품이다. 일창이기(一槍二旗)는 두 잎이 펴진 것으로 차품이며 그 밖에는 품질이 낮은 차이다. 다경 삼지조(三之造)에 채다시(採茶時)를 2,3,4월 이라 한 것은 각 지역이 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새 봄의 기운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 따는 기후가 다르므로 사전다(社前茶), 화전다(火前茶), 명전다(明前茶), 우전다(雨前茶)란 이름이 있다.



조다(造茶): 茶를 만드는 절차와 방법


차나무에서 따낸 차 잎은 늙은 잎, 줄기, 부스러진 가루를 잘 골라내고 넓이 두 자(尺) 네 치(寸)쯤 되는 솥에 차 한 근 반을 말릴 때 먼저 솥이 잘 달기를 기다렸다가 솥이 달면 차 잎을 떨어뜨려 급히 덖는다. 이때의 불기운은 열도(熱度)가 높아야 한다.

잘 덖어지면 불기를 물리치고 어레미에 털어부어 가볍게 몇 번 도리깨질을 한 다음 다시 솥에 털어넣어 점점 열기를 줄이면서 온도를 적절히 조절하여 말려야 하는데, 그 가운데에 현미함이 있어 말로 표현하기는 퍽 어렵다.(즉 잘 익혀진 기술과 경험과 六感이 작용되어야 한다.) 적당한 온도 조절의 균형이 잘 이루어지면 색과 향이 지극히 아름답다. 현미한 점을 탐구하지 못하면 다신과 맛이 모두 피폐해 진다.


[풀이] 대관다론(大觀茶論) 제조(製造)에 의하면 차의 움을 씻는 이유는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이며 제조 기구도 깔끔해야 한다고 하였다. 시루에 찐 움을 압황(壓黃)할 때에는 적절한 온도가 유지되어야 하고 연고(硏膏)는 충분히 하여 건조는 흡족해야 한다. 이는 모두 제다의 대사(大事)이다. 차를 마실 적에 아주 가느다란 모래알이 나오거나 하는 것은 차 움이나 제조기구를 잘 씻지 않은 탓이고 차의 겉면에 붉은 기운이 감도는 것은 불조절을 잘못 한 탓이다. 그러므로 차를 제조하기 하루 전에 먼저 하루치의 노동시간을 확정하고 노력의 인원수를 고려하여 따낼 차 움의 분량을 계산에 넣어 당일에 모두 만들어낼 수 있게 해야 한다. 차 움은 밤을 재우면 누렇게 변하니 하루 밤을 재우는 것은 아주 좋지 않다. 그것은 차의 색과 맛이 손상될 염려가 많기 때문이다.



변다(辨茶) : 차의 품질 식별


차의 묘는 차를 만들 때, 정성을 들여야 하며, 차의 저장 요령이나 물을 끓일 때 노수(老水)가 되지 않게 중정(中正)을 얻어야 한다. 차의 품질이 좋고 나쁨은 곧 남비에 넣을 때 시작이 되며 물에 달여서 빛이 맑고 흐림은 불과 물에 관계된다.

덖을 때 온도조절이 아주 잘 되면 차의 향이 맑아지고 솥의 열이 부족하면 다신이 떨어진다.

열을 겉다루면 설익고, 연료가 부족하면 취색(翠色)을 잃고, 지지하게 열을 다루면 과숙(過熟)한다. 솥에서 너무 빨리 꺼내면 설덖어져 살아나고 지나치게 덖어지면 황색이 되며 설덖으면 검어진다. 제다의 모든 법칙을 잘 따르면 차의 맛이 달고 거스르면 떫다. 흰 반점을 두르고 있는 것은 무방하고 합리조건이 철저히 갖추어진 가운데 만들어진 차는 최우수품이다.



장다(藏茶) : 차를 오래 보관하는 요령


차를 만들어 잘 말리면 먼저 쓰던 합(盒)에 넣어 종이로 입을 봉한 뒤 3일이 지나면 다성(茶性)이 회복되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여린 불기에 덖어 말려 잘 식은 뒤에 저담(貯曇)해야 한다. 재울 때는 성긋성긋하게 그릇을 채워 죽순 껍질이나 종이로써 담구(曇口) 위를 몇 겹으로 밀봉한 다음 열기나 냉기가 스며들지 않도록 육(育) 안에 저장한다. 바람을 쏘이면 냉해지기 쉽고 불기에 닿으면 누렇게 변한다.


[풀이]  제다신보(製茶新譜) 장다(藏茶)에 차와 창포 속잎 흰대는 서로 향내가 합치되며 다른 향약은 싫어한다고 하였다. 또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를 좋아하며 습하고 한냉한 것을 싫어한다.

차를 보관하는 곳은  창포 속잎 흰대로 둘레를 에워싸고 배로(焙爐)안에 차를 넣고 2,3 일에 한번씩 불을 넣는데 마치 인체의 체온을 조절하듯 하여 한냉한 기운을 막고 불기가 지나치면 차가 말라서 달여 마실 수 없게 된다.

원문 가운데 육(育)은 다품(茶品)을 저장하는 기구이다. 다경에 육은 나무로 만들어 쪼갠 대를 엮고 종이를 풀칠해 발라 안에는 중간을 가로질러 막는다 하였다. 또 위는 덮고 아래는 상판을 깔고 옆으로는 문을 하나 내며 출입문을 두 겹으로 하여 바람막이가 잘 되게 한다. 내부에 그릇을 놓아 연소가 잘된 불을 넣어 공기가 따뜻해지도록 하고 장마 때에는 불의 열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하였다.



화후(火候) : 불 가늠


차를 달이는 큰 요령은 불 가늠을 잘하는 것이 첫째이다. 화로에 불이 벌겋게 달았을 때 물 그릇을 얹고 느릿느릿 부채질을 하다가 물 끓는 소리가 들리면 끓는 물을 약간 떠내 놓고 한층 세게 부친다. 이것을 문무지후(文武之候) 라고 한다. 너무 불기가 약하면 수성(水性)이 유연하여 다신이 아래로 가라앉고 불기가 세면 화성이 극렬하여 물이 끓어 노수가 된다. 그러면 다신이 제압을 받는다. 모두 중화(中和: 中正)를 잃어 다가(茶家)의 중요한 요령은 아니다.


[풀이] 다경에, 물이 끓는 것은 물고기 눈알처럼 방울져 슬슬 끓어 오르며 가느다란 소리를 낼 때 일비(一沸)라 하고, 솥언저리에 용천주(湧泉珠)가 연달아 방울방울 물거품져 끓어 오를 때를 이비(二沸)라 하며, 끓는 물이 버글버글 북치듯 뛰놀 때를 삼비(三沸)라 한다 하였다.

이 이상 계속 끓이면 질(質)이 노수(老水)되니 이것은 마실 수 없다고 하였다. ·중략·  이비(二沸) 때에 탕수 일표(一瓢)를 떠내 놓고 나머지를 대젓가락으로 끓는 중심부를 둥그렇게 저으면 대류현상을 촉진시켜 끓는 물의 중심이 잦아진다.

그러나 물은 곧 세(勢)를 얻어 도말상(濤沫狀)을 이룬다. 그 즉시 떠내 두었던 일표수를 부어넣어 기운을 약하게 하면 탕수의 화(華)를 육화(育化)시킬 수 있다 하였다.


탕변(湯辨) : 물의 끓는 상태 판별


탕의 끓는 상태를 판별하는 방법에 세가지 대변(大辨)과 열 다섯 가지 소변(小辨)이 있다.

첫째는 물 끓는 모양에 의하여 알아내는 방법이 있고, 둘째는 소리를 들어 알아내는 법, 셋째는 탕의 끓어오르는 기세에 의하여 알아내는 방법이다.

형(形)은 내변(內辨), 성(聲)은 외변(外辨), 기(氣)는 첩변(捷辨)이다. 게나 새우 눈알처럼 끓어오르는 것은 탕(湯)이고, 북을 치듯 버글버글 끓어 수기가 전소(全消)된 것이 순숙(純熟)이다.

초성(初聲), 전성(轉聲), 진성(振聲), 취성(驟聲)은 맹탕(萌湯)인데 무성(無聲)에 이르면 이것이 순숙(純熟)이다. 기포가 한 방울, 두 방울· 흩어져 분별할 수 없고 아질아질하게 방울이 거칠어지면 맹탕이고, 방울이 바로 솟아 뚫어 오르면 순숙이다.


탕용노눈(湯用老嫩) : 탕을 쓰는데 노수와 눈의 구분


채군모(蔡君謨)는, 눈(嫩)은 마시고 노수된 것은 마시지 아니한다 하였다. 옛사람들의 차 만드는 방법은 맷돌질로 가늘게 갈아 체로 거르면 미세한 가루가 되기 때문에 차의 맛이 잘 조화를 이룬다. 가루 지은 차를 탕에 넣으면 다신이 곧 떠오른다. 이것은 순숙한 눈을 쓰고 노수가 아니라 하였다.

요즘의 차 만드는 방법은 맷돌질이나 체질을 않고 단다(團茶) 전체를 탕에 넣어도 순숙한 눈이면 다신은 잘 떠오른다. 그러므로 탕이 순숙일 때 차는 삼기(三奇)의 주효(奏效)가 있다.


註 기문둔갑지술(奇門遁甲之術) 십간(十干) 가운데 을(乙), 병(丙), 정(丁)이 삼기이다. 그 술법은 깊고도 깊어 신비로움을 은은히 감추고 있으며 제육감(第六感)으로 억측이 불가하다.


[풀이]다론상편(茶論上篇)에, 후탕(候湯: 물을 끓이는 시간)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탕이 덜 끓어 맹탕이면 수말(水沫)이 떠오르고 너무 오래 끓이면 마실 수 없는 노수가 되어 다신이 가라앉는다. 앞의 해안탕(蟹眼湯)이라는 것은 너무 도가 지나도록 오래 끓인 탕인데 즉 노수가 되어 마실 수 없는 것이다. 탕은 탕기(湯器) 안의 끓는 상태를 판별하기 어려워 후탕이 최난(最難)이라 한다.


포법(泡法) : 물 끓이는 방법


탕이 완전히 끓어졌음을 탐지했으면 바로 화로에서 끌어내려 먼저 다관 속에 끓는 물을 따라 부어 가셔낸 뒤에 알맞게 차 잎을 넣어 중정을 잃지 않아야 한다.

차의 분량이 너무 많으면 쓴 맛이 나고 향기가 묻혀 버린다. 물이 많으면 차의 맛이 떨어지고 빛은 약해진다.

다관은 한번 쓰고 나면 그때그때 물로 씻어 깨끗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차의 향기가 감소된다. 탕이 노수가 되면 다신이 건전하지 못하고 다관 속이 맑으면 수성이 좋아진다. 차는 빛이 잘 우러난 뒤에 마포(麻布) 같은 천에 걸러서 마신다. 그러나 너무 일찍 거르지 말아야 한다. 거르는 시간이 빠르면 다신이 발생하지 않고 너무 지체했다 마셔도 묘향(妙香)이 사라진다.


[풀이] 다소(茶疎)의 탕후(湯候)에 물은 끓여진다. 물 끓는 그릇 속에서 소나무에 스쳐가는 바람소리가 들리거든 덮개를 벌려 노수와 눈(嫩)의 상태를 직접 눈으로 살펴야 한다. 게눈처럼 방울이 떠오르다가 가느다란 물결이 치솟아 오른다. 탕으로서는 이때가 가장 좋은 때이다. 다음에 물결이 크게 일고 소리가 점점 잦아지면 이때는 벌써 순숙(純熟)의 좋은 시간이 지나 노수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즉 알맞은 시간을 놓치면 탕은 벌써 노수가 되어 향이 흩어지고 차를 달여 마시는 탕으로서는 쓸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참고] 피일휴(皮日休)의 시

향기 그윽한 향천(香泉)의 한 줄기 흐르는 물 걸어 노(爐) 위에 얹으니 방울방울 연주(連珠) 일어 끓어 오르네. 시간따라 방울방울 게눈인 양 방울져 오르며 잠깐 사이에 생선 비늘이 일어나는 것도 보았네. 끓는 소리 송림(松林)에 비 뿌리는가 의심되었고, 끓어 순(錞)에 이르면 푸른 김 일어 노수 될까 두려웠네. 어찌 중산주(中山酒) 걸러 마셔 반드시 천일취(千日醉)를 즐길소냐.


註 피일휴(皮日休)는 사람 이름. 당나라 양양(襄陽) 사람. 시인

註 중산주는 술 이름


투다(投茶) : 다관에 차잎을 넣는 법


투다에는 차례가 있다. 차를 마시는 규범을 지켜야 한다. 다관에 먼저 차를 넣고 다음에 완전히 끓인 탕을 부어 넣는 것을 하투(下投)라 한다.

다관에 완전히 끓인 탕을 반쯤 붓고 차를 집어 넣고 다시 탕을 그릇 가득이 부어 넣는 것을 중투(中投)라 한다. 먼저 완전히 끓인 탕을 다관에 부어 넣고 탕 위에 차를 넣는 것을 상투(上投)라 한다. 봄 가을에는 중투(中投), 여름에는 상투(上投), 겨울에는 하투(下投)하여 차 마시는 질서를 규율화해야 한다.


음다(飮茶) : 차 마시는 아취


한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실 때에는 사람 수가 적어야 주위 분위기가 진귀롭게 어울린다. 차 마시는 객(客)의 수가 많으면 소란스럽고, 소란하면 차 마시는 아취를 찾을 수 없다. 단 홀로 앉아 마시면 신기(神氣)가 나고, 손님 두 분을 모시고 마시는 때의 차 마시는 아취(雅趣)를 승(勝) 이라 한다. 3~4인은 그저 취미로 차를 마시는 것이고 5~6인이 모여 마시면 차 마시는 아취가 그냥 그저 범범(泛泛)할 뿐이고 7~8인이 모여 앉아 차 마시는 것은 시(施)라 하여 서로 찻잔을 돌려가면서 순배(巡盃)로 마시는 것이다.


[풀이] 차를 마시기 가장 좋은 때는 다음과 같다.

심신이 서적(舒適)할 때.

독서나 시를 짓고 몸이 피곤할 때.

정서의 온정(穩定)함이 결핍되었을 때.

고상한 가곡을 들으면서, 또는 그 가곡이 끝났을 때.

집안에 꼭 들어앉아 세상 일은 아무 것도 묻지도 않고 듣지도 않으며 지낼 때.

거문고를 연주하고 명화(名畵)를 감상하면서.

깊은 밤에 뜻 맞는 벗과 환담하면서.

밝은 창이나 정결한 책상을 대할 때.

조용한 집이나 높은 집에 있을 때.

주인이 나그네와 더불어 간담할 때.

정겹고 반가운 손님이나 미녀를 상반했을 때.

벗이 찾아왔을 때와 돌아갈 때.

날씨 좋고 바람 고른 날.

여린 구름 끼고 세우(細雨) 뿌릴 적에.

조그마한 다리 가장자리에 수상 유람선을 매달아 놓고.

첩첩한 수목이나 층층한 죽림을 바라보면서.

고운 꽃이나 아름다운 소조(小鳥)에 대한 한담을 나눌 때.

연화정에서 납량(納凉)할 때, 뜰 안에 꽃 향기가 가득할 때.

주연이 끝나고 사람들이 흩어지고자 할 때.

어린애들의 공부방을 살펴 보면서.

청유(淸幽)한 절이나 암자를 찾아 갔을 때.

명천(鳴泉)이나 괴석을 찾았을 때.

그리고 청풍, 명월, 지장(紙帳), 저금(楮衾), 죽상(竹狀), 석침(石枕), 명화(明花), 기수(琦樹) 등은 또 차를 마실 때의 좋은 벗이다.


香(향기)


차에는 진향(眞香), 난향(蘭香), 청향(淸香), 순향(純香)이 있다. 안팎이 똑같은 것을 순향이라 하며 설지도 너무 데쳐지지도 않은 것은 청향이라 한다. 불김이 고두 든 것이 난향이며 곡우 전 충분하게 다신이 갖추어진 것을 진향이라 하고 또 함향(含香), 누향(漏香), 간향(間香) 등은 모두 좋지 못한 향기이다.


[풀이] 대관다론의 향에, 차에는 진향이 있어 용뇌(龍腦), 사향(麝香)도 가히 비교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진향의 향기를 충분히 발하게 하려면 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증압 건조가 건실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가루짓지 말아야 한다. 갈아서 차를 만든 다음 끓여서 한 잔을 따르면 그윽한 향 주위에 충만해져 선경(仙境)과 같이 상쾌해진다. 차에서 김을 따라 오르는 향취가 도인(桃仁)의 맛과 같은 것이 있다. 여기에 협잡물이 섞이면 향기가 시고 맵고 하여 나쁘다. 즉 하품이다.


色(빛깔)


차는 맑고 푸르러야 가장 좋은 물빛이 되고, 여린 쪽빛에 하얀 빛이 도는 것은 아름다우며 황(黃), 흑(黑), 홍(紅), 혼(昏)은 빛의 품위가 낮아 모두 불합격이다.

잔에 눈발이 떠오르는 물빛은 상(上), 파르스름한 것은 중(中), 누르스름한 물빛은 하(下)이다.

깨끗한 샘물에 활활 타는 숯불로 정성들여 차를 달아면 청취한 차빛이 잔 위에 절기(絶技)를 늘이어 다흥(茶興)을 한층 돕는다.


[풀이] 대관다론의 색에, 차는 순숙탕(純熟湯)에 달여낸 빛이 순백색일 때 가장 좋은 진색이라 한다고 하였다. 청백색은 순백색의 다음이고 회백색은 청백색의 다음이며, 황백색은 회백색의 다음이다.

맑고 따뜻한 날씨를 골라 노력에 열중하면 차는 반드시 순백색을 나타낸다. 초봄에는 날씨가 계속 따뜻하고 화창하여 차의 움이 윗자라게 되는데, 이때에는 잎 따고 차 만드는 인원의 노력 부족으로 인력이 쫓기게 된다. 그런 때에는 잎의 분량이 너무 많아 따온 차잎을 묵히게 되기도 한다.

그러한 차는 순백색이 황백색으로 괴고 청백색은 쪄도 설익는다.

회백색은 너무 데쳐지도록 쪄진 것이다. 압고(壓膏)가 제대로 되지 못해서 청암색이 난다. 볶는 열도가 지나치면 혼적색(昏赤色)이 되는 것이다.


[풀이] 대관다론의 미(味)에, 차는 제일에 속한다고 하였다. 즉 달보드레하고, 향기가 그윽하고 묵직한 느낌을 주며 목 안에 매끄럽게 삼켜지는 맛이 있어야 완전한 차이다. 그러나 북원(北苑)과 학원산(壑源産)의 차맛이 정말 감(甘), 향(香), 중(重), 활(滑)함을 겸비하고 있을 뿐이다.

맛은 비록 순후하되 풍미가 부족한 것은 쪄서 압황(壓黃)을 지나치게 했기 때문에 그렇다. 차의 창(槍)은 가지가 뻗은 최초의 움인데 나무의 성품이 산(酸)하여 성장이 빨라진다. 이것을 달여 마시면 처음에는 감중(甘重)한 맛이 나다가 끝내는 떱떨하여 마실 수 없게 된다.

차의 기(旗)는 잎이 핀 것으로 맛이 쓰다. 기(旗)는 빨리 자라 노화한다.

처음 혀에는 쓴맛이 나타나지만 이것을 마시면 도리어 목에서 단맛이 난다. 그리고 아과(芽鍋)라는 상품다(上品茶)가 있는데 탁이(卓異)한 품성을 지녀 진향(眞香)을 뿜고 영미(靈味)를 지니고 있다. 이 종류의 품질은 근본이 하나가 아니다.


點染失眞(오염되면 참됨을 잃는다.)


차는 그 스스로가 참된 향과 맛과 색을 지니고 있다. 한번 다른 물질에 오염되면 그가 곧 차의 참됨을 잃게 된다.

차 끓이는 물에 소금기가 함유되어 있거나 차에 다색(茶色)이외의 물감이 따라 붙거나 다완(茶碗)에 과즙류가 붙으면 모두 차의 진(眞)을 잃는다.


[풀이] 다경에, 첩첩한 산골짜기에서 차나무가 하루 3~4시간 동안이라도 햇빛을 받지 못하면 번독(煩毒)을 발산시키지 못하여 자동 오염이 된다 하였다.

또 채엽(採葉)하는 적기를 어기거나, 차를 제조할 때의 여러가지 방법을 어기고 정성을 소홀히 하여 꽃잎이나 잡초 끝이 섞여서는 안된다. 또 분뇨나 금비(金肥)를 주면 인위적인 오염을 끼치게 된다.

차잎을 따고 차를 제조하는 나는 반드시 이를 신중하게 다루어야 할 것이다.


茶變不可用 (변질된 차는 마시지 말 것)


차를 갓 만들어 놓으면 빛이 청취하다. 그러나 차의 장다방법을 잘 갖추지 못하면 변색된다. 첫번째 변색으로는 녹(綠), 두번째 변색은 황(黃), 세번째 변색은 흑(黑), 네번째 변색은 백색이 된다.

이렇게 변이한 차를 달여 마시면 위가 냉해지는 증세가 생기고 기력이 떨어진다.


品泉(자연천수의 본질)


차는 물의 신(神)이 되고 물은 차의 모체가 된다. 유천(乳泉) 석지(石池) 따위의 진수(眞水)가 아니면 다신이 나타나지 않고 정다(精茶: 眞茶)가 아니면 수체(水體)와 조화를 이룰 수 없다. 산마루에서 솟아나는 자연천수는 청경(淸輕)하고, 수하천수(水下泉水)는 청중(淸重)하며, 석중천수(石中泉水)는 맑으면서도 달보드레하고 사중천수(砂中泉水)는 맑고 차갑다. 토중천수(土中泉水)는 담백하며 황석(黃石)의 유천수(流泉水)는 가품(佳品)이지만, 청석(靑石)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마시지 말아야 한다.

흘러내리는 물은 고여 있는 물보다 좋고, 음지에서 나오는 물은 양지에서 나오는 물보다 진수(眞水)이다.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진경(眞境)의 근원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무미(無味)하고 진수(眞水)는 무향(無香)하다.


[풀이] 자천소품(煮泉小品)의 감향(甘香)에, 자연천수 주위 위쪽에 유독성 수목이 자라고 있으면 악목(惡木)의 잎에서 우러나오는 독성과 뿌리에서 나오는 윤독(潤毒)으로 자연천수의 감(甘), 향(香), 기(氣)를 손상케 한다 하였다. 심하면 나쁜 나무의 독액이 흘러나와 해를 끼치니 그런 나무는 뿌리째 뽑아 없애야 한다.


井水不宣茶( 우물물은 끓여 차를 달여 마실 수 없다.)


다경에 이르기를, 산수(山水)는 상수(上水)이고, 강수(江水)는 하수(下水)인데 정수(井水)는 최하수(最下水)라 하였다.(정수 최하수는 한국에서 맞지 않는다.) 높은 산 주변에는 자연천수가 용출하고 봄과 여름 장마비의 물맛은 감화(甘和)하여 모든 샘물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물이다.

설수(雪水)는 비록 맑고 차갑기는 하나 수성(水性)이 중음하여 비위에 냉한하며 많이 마시면 해를 입는다.


[풀이] 역경(易經)의 정괘(井卦)에, 우물물이 흙탕일 때에는 마시지 말며 우물물이 더러워도 마시지 말고 즉 오탁(汚濁)된 물은 마시지 말라고 하였다. 또 다경에도 급류에 휩쓸려 내려가는 물은 음용(飮用)하지 말 것이며 오래 계속하면 목병이 난다고 하였다.


貯水(물을 박아 놓는 것)


저수 항아리는 정원 그늘진 곳에 놓아두고 사백(紗帛)으로 덮어 밤이슬을 맞힐 수 있게 한다. 그러면 물의 영령한 기운이 흩어지지 않는 신기가 항상 남아있어 변질되지 않는다. 이것을 나무나 돌로 누르고 종이나 죽순껍질로 봉한다. 호된 햇볕에 쏘이며 물의 신기가 밖으로 닳아 없어지고 영령한 기운은 안으로 잠겨 수신이 무너진다.

음다(飮茶)에 오직 존귀한 것은 차의 선결과 물의 영령한 기운이다. 차의 선결과 물의 영령함을 잃으면 시궁창의 물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풀이] 다소(茶疎)의 저수(貯水)에, 자연천수는 그때 그때 길어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하였다.  성(城)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다면 먼 거리를 쉽사리 물 길러 갔다 왔다 하기가 불편하여 많은 물을 길어 모으기는 매우 어려우므로 큰 항아리에는 저수할 수가 없었다. 새로 구워낸 항아리는 저수옹(貯水饔)으로 부적당하다. 그것은 항아리를 제조할 때의 화기(火氣)가 완전히 발산하지 않는 까닭이다.

그런데 신제(新製) 항아리를 사용하면 물이 쉽게 부패하고 벌레가 발생한다. 평상시 오래 물을 길어 썼던 항아리가 좋다.

수질이 쉽게 변하는 항아리는 허드레물 항아리로 쓰면 된다. 물의 성품은 목제 용기를 싫어한다.

물은 또 소나무나 삼나무를 가장 싫어한다. 목통에 저수하면 인체에 해가 많다.

귀달린 옹기에 물을 넣어두는 것이 가장 좋다. 저수 항아리 입은 죽순피(竹筍皮)를 여러 겹으로 덮고 든든하게 질흙으로 봉해 두었다가 쓴다.

자연천수를 쉽사리 길어 모으기 어려울 때에는 하늘에서 떨어진 빗물을 받아 써도 된다.


茶具(차 끓이는 용기)


상저옹(桑苧翁; 陸羽)은 차를 달이는 데 물 끓이는 그릇을 은(銀)으로 만들어 썼는데 너무 사치스럽다 하여 자기(磁器)를 이용햇으나, 불에 약해 오래 쓸 수가 없으므로 또 다시 은기(銀器)를 쓰게 되었다. 사사로운 의견인데 은은 부호가에서 장만하고, 살림이 어려운 한빈가에서는 주석으로 만든 기구를 써도 다미(茶味), 다색(茶色)을 해치지는 않는다. 그러나 동제(銅製)와 철제(鐵製)는 아예 쓰지 말아야 한다.


다잔(茶盞); 차를 마실 때의 잔


잔은 설백색(雪白色)이 가장 좋고 남백색(藍白色)은 색을 해치지 않으니 다음으로 좋다.


[풀이] 다경에, 월주자(越州瓷)와 악주자(岳州瓷)는 모두 청색인데, 청색은 차에 유익하다고 하였다.

또 대관다론에 보면 차잔의 색은 흰 바탕의 푸른 빛 떠오르는 것이 존귀하고, 백옥(白玉)같이 끼어 비치는 여린 무늬가 있는 것이 최상품이라 하였다. 이것은 차의 색이 교차하며 비치는 데서 나타나는 것이다.

잔의 안바닥은 깊고 넓어야 하며, 깊으면 차색의 융함이 좋고 또 다액이 쉽게 우러난다.

바닥이 넓으면 그릇을 씻을 때 편리하고, 마시고 싶은 양에 따라서 잔의 크기가 결정된다. 잔이 크고 따르는 다량(茶量)이 적으면 색이 묻히고, 따르고자 하는 양이 많은데 잔이 적으면 많이 받아 마실 수 없다. 차를 따끈하게 마시면 그 향미가 오래까지 지속된다.


拭盞布(행주헝겊)

 

음다(飮茶) 전후에 세마포(細麻布)로 잔을 씻어 잘 가셔서 사용하는 것인데 나쁜 물질이 함유되지 않도록 위생처리가 잘 되어야 한다.


茶衛(차의 위생처리)


차를 만들 때에는 정성을 다할 것, 차를 자장 보관할 때에는 육(育)의 습도조절을 착실히 할 것. 포(泡)는 자인데 물 끓이는 일이다.

비탕(沸湯)을 정결히 하되 삼비(三沸)를 넘지 말 것. 정성들여 만드는 정(精), 차에 습기가 들지 않게 하는 조(燥), 물을 깨끗이 끓이는 결(潔)을 익히면 다도(茶道)는 완수되는 것이다.


[풀이] 이 채다론(採茶論) 다위(茶衛)에서 차를 지어 만들 때에는 정성스럽게 만들고, 육(育) 안에 보관되는 차는 방습이 잘 되어야 하며, 물은 깨끗한 것을 쓰되 삼비를 넘지 않도록 하고, 또 정성을 다할 것, 죽 정(精), 조(燥), 결(潔)을 다하면 다도완수(茶道完遂)라 하였고, 동다송의 중정불과건영병(中正不過健靈倂) 주(註) 끝의 평에 이르기를 채다에는 묘(妙)를 다해야 하고 물은 진수(眞水)이엉 하며 체(體)와 신(神)이 상화(相和)하고 건(健)과 영(靈)이 상병(相倂)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것을 다시 종합하면

1. 채다에는 묘(妙)를 다해야 하고

2. 차를 지어 만들 때에는 정성을 들여야 하며

3. 물은 진수(眞水)이어야 하고

4. 비탕(沸湯)은 중정(中正)을 얻어야 하며

5. 수체(水體)와 다신(茶神)은 상화(相和)하고

6. 신건(神健)과 수령(水靈)은 상병(相倂)해야 된다.

즉 이것으로 다도는 완수되는 것이라 하였다.

또 차나무는 알맞은 곳에 심어야 하고 다성(茶性)에 마땅한 자양을 주어

1. 다수(茶樹)는 적당한 곳에 종식(種植)해야 하고

2. 다성(茶性)에 알맞은 자양을 주며

3. 차를 탈 때에는 묘(妙)를 다해야 하고

4. 차를 지어 만들 대에는 정성을 다하고

5. 차를 저장할 때에는 습기가 스미지 않도록 유의하고

6. 물은 진수(眞水)를 쓰고

7. 비탕(沸湯)은 중정(中正)을 쓰고

8. 수체(水體)와 다신(茶神)은 상화(相和)하고

9. 신건(神健)과 수령(水靈)은 상병(相倂)해야 한다.

이럴 때 다도는 완수되는 것이다.


무자년(戊子年) 어느 비오는 날 스승을 따라 지리산 칠불아원(七佛啞院)에 이르러 이 책자를 등초(騰抄)하여 내려왔다. 곧바로 정서(正書)하여 한 권의 책으로 짜고자 하였으나 몸이 괴로와 오늘 내일 뜻을 이루지 못하던 차에 사미승(沙彌僧) 수홍(修洪)이 시자방(侍者房)에서 노스님의 시중을 들고 있었는데, 그가 다도를 배우고자 하여 정초(正抄)에 손을 댔었으니 그 또한 몸이 편치 못하게 되어 뜻을 이루지 못하고 등초를 그대로 놓아 두었다. 그러다 좌선(坐禪)하는 도중 틈틈이 짬을 내어 완성한 것이다.

시작이 있고 끝이 있음은 어찌 군자(君子)의 일이기만 하겠는가. 총림(叢林)에도 조주풍(趙州風)이 있어 이제껏 알지 못했던 다도를 탐구하고자 외람되지만 이에 초시(抄示)하는 바이다. 경인(庚寅; 1830年) 중춘(中春) 휴암병선(休庵病禪) 눈서린 창가에서 화로를 안고 삼가 씀.


총림은 많은 승려들이 모여 좌선 수도하는 선원인데 선림(禪林)이라고도 한다. 지도론(智度論)에 의하면, 비구가 한 곳에 많이 화합하여 있는 것인데 이것은 승가(僧加) 즉 무리(衆)라는 뜻이다. 큰 나무가 많이 떨기져 있는 것 같아서 임(林)자가 붙은 것이다. 또 중이 많이 모이므로 총림(叢林)이라 한다.


조주풍은 조주문풍(趙州門風), 당나라 고승. 종심선사 청주임치(靑州臨淄) 학씨의 아들. 혹은 조주학현사람. 당(唐) 대종(代宗) 대력(大歷) 13년 (778年)생으로서 젊었을 때부터 특출한 이상을 지니고 있었다. 청주(靑州) 용흥사(龍興寺) 혹은 조주(曺州) 호통원(扈通院)에서 처음 머리를 깍고 승려가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양(池陽) 남천(南泉) 보원선사(普願禪寺)를 찾아갔었는데 선사께서 그를 만나 퍽 좋아하면서 장차 큰 그릇이 되겠구나 하였다. 종심은 어느날 남천 보원선사에게 이 불도라는 것이 어떤 것입니까 하고 물었더니,

남천은 평상 올바른 마음가짐이 곧 도(道)이니라. 하였다. 종심은 또 취향(趣向) 즉 목적을 정하고 하는 것입니까하고 물었다. 그러자 남천은 취향(趣向)을 의측(擬測)하는 것은 잘못이다.하였다. 그래서 의측을 하지 않고서 어찌 이 도를 깨달을 것입니까? 하고 되물었다. 남천은 도란 지(知) 즉 충분히 깨달은 쪽에 속한 것도 아니고, 부지(不知) 즉 깨닫지 못한 쪽에 속한 것도 아니다. 하였다. 대화를 나누는 도중 종심은 도의 깊은 뜻을 깨달았다.

곧 숭산(嵩山) 유리단에 가서 계(戒)를 받고 다시 남천에게 돌아왔다.

뒤에 조군(趙郡) 관음원(觀音院)에 있으면서 도화(道化)를 크게 떨쳤기에 세상에서 조주문풍이라 하였다.

소종(昭宗) 건녕(乾寧) 4년(897年) 입적(入寂). 120세를 살았으며 진제대사(眞際大師)의 시호(諡號)를 받았다. 조주는 대력(大歷) 13년(778年)생이고, 육우(陸羽)의 입적은 덕종말(德宗末; 804年)로 조주 나이 20대에 육우와의 상봉이 가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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